유료작 분석하고 있는 애들한테 몇 가지 해주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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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작 분석하고 있는 애들한테 몇 가지 해주고 싶은 말.

 

1. 필사하지 마라.

 

필사할 바에 또박또박 문장 읽으면서 해봐라.

 

아니면 손으로 직접 수기로 필사해라.

 

애초에 필사를 하라는 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직접 쓰면서 그 문장을 곰씹으라는 거지, 한 번 직접 써보라는 게 아니다.

 

이걸 네가 타자기로 치고 있으면.

 

그게 한컴 타자 연습이랑 다를 게 뭐가 있냐?

 

옛날에 학교 컴퓨터 시간에 청산도 치라하면 2분컷 했지만 그 문장의 의미들을 나는 아직도 모른다.

 

그냥 한 글자 한 글자 곰씹으면서 읽는게 훨씬 너에게 도움이 될 거고.

 

그리고 이렇게 읽다보면 오히려 어색한 문장과 자연스러운 문장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건 기성작가들도 귀찮아서 안할 뿐이지 상당히 좋은 퇴고법 중 하나임.

 

 

2. 남의 글 표절하지 마라.

 

솔직히 소재가 나올만큼 나온 바닥이라 어지간하면 겹칠 수밖에 없는데.

 

아예 표절한 글이랑 그냥 모티브만 따온 글은 차이가 느껴지기 마련이다.

 

잘나가는 작품 읽다가.

 

와 이거 좀만 다듬으면 더 좋아지겠는데? 그리고 타다다닥.

 

솔직히 하면 졸라 편하긴 함.

 

남이 졸라 대굴빡 굴려서 해놓은 플롯 적어놓고, 살짝 손 대거나 +@만 덧붙이고 진행시키면, 졸라 편할 거다.

 

실제로 작가들끼리 서로 감평 받을 때도, 남에 꺼 플롯 던져줄 때 창작의 샘이 샘솟으니까.

 

근데 이렇게 플롯 따와서 띄워봤자 플롯의 핵심이 되는 감성이 너랑 다를 거고, 결국 성적 조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차기작 쓸 때? 첫 작에서 배운 게 남에꺼 써먹는 건데, 똑같은 짓 하겠지.

 

만약 나중에 표절시비라도 붙으면? 그냥 필명 터지는 거야. 최근에도 몇 명 있지 않았냐?

 

 

3. 남의 글 우습게 보지 마라.

 

이건 경험 쌓이다보면 알아서 몸에 배게 되는 건데.

 

네가 존나 ㅈ밥인줄 알고 사이다가 어쩌구 재미가 어쩌구 트렌드가 어쩌구.

 

이랬던 글이 문피아 골베 1위 먹을 수 있다.

 

물론 남의 글 감평을 부탁 받았을 때는 빡빡하게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함.

 

감평 부탁하는 애들도 감평 해주시는 분들이 이런 식의 쪽팔림 리스크를 감수해준다는 걸 알고, 그거에 감사해야할 필요도 있고.

 

뭐 어쨌거나 말이 길었는데.

 

문피아에 성적 좋게 막 뜨는 글이 있는데, 그 글이 마음에 안 들면.

 

대체 어떤 부분이 인기를 끌었을까, 분석을 해봐라.

 

개인적으로는 이런 거 분석하는 게 더 도움이 됐음.

 

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글인데, 인기가 많다?

 

그럼 그 글은 너한테 없는, 네가 느낄 수 없는 부분을 담고 있는 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걸 분석해서 네 필력이 올라갈 확률은 별로 없다.

 

네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은, 글에 담아내봤자 잘 안 담기거든.

 

대신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거나 주의하면서 써나갈 수 있지.

 

 

4. 하루 5500자씩 쓰라고는 안 하겠지만, 적어도 에피소드 하나씩은 짜라.

 

단발적인 소재만 끄적이고 덮지 말고, 그 소재가 어떻게 시작되서, 어떻게 끝을 맺는지 하나의 에피소드를 짜라.

 

제대로 한 편을 써내면 최고고, 못해도 'XX가 n을 함.' '그러자 YY가 FF하며 바닥에 엎드림.' 'XX가 속으로 존나 쪼갬' 이 정도의 기본 골자라도 짜라.

 

이게 스토리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물론 어지간한 기성들도 못하는게 완급조절인데, 그래도 글 쓰다가

 

'아 이번 에피소드 조졌다' '와 이번 꺼 개꿀잼 시발' 이런 느낌 정도는 캐치할 수 있게 된다.

 

이 정도만 해도 연독 유지하는 데 좀 도움이 될 거임.

 

그리고 이런 게 없더라도, 일단 에피소드를 이렇게 완성시켜 놓으면, 그 작품을 엎더라도 다른 작품에서 써먹을 수 있게 된다.

 

5질 6질 작가들 보면, 좀 중복되는 것 같지만 그러면서도 일단 꿀잼은 보장되는 에피소드들 있지?

 

이게 다른 작품에서도 인용되기 시작하면 클리셰가 되는데, 그 시작이 그거다.

 

잘 짠 에피소드는, 장르 불문하고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어. 어쩌면 너만의 독특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디씨는 3줄 요약이 매너지만 4줄 요약 해봄.

 

1. 필사할 시간에 소리내서 읽거나 분석해보는 게 몇 배는 나음.

 

2. 앵간하면 표절하지 마셈.

 

3. 남의 글 우습게 보지 말고 배울 건 없나 항상 찾아보셈.

 

4. 하루 한 편 연재가 무리라면, 에피소드 기본 골자라도 짜봐라.

 

 

솔직히 누구 가르칠 입장은 아닌데, 그래도 보고 있기 좀 그런 부분들도 있어서 그냥 적어봄.

 

여기 기성이랍시고 이런 글 쓰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건 아는데, 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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