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스토리작가가 보는 웹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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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스토리작가가 보는 웹소설모바일에서 작성

 

안녕하세요 흔히들 말하는 좆툰...
아니 웹툰 글작가입니다

여기서 항상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가기에
몇 자 남기려고 합니다

1. 웹툰에도 정판충이 있다?

웹툰은 만화니까 모든 작가들이 만화스럽게
양심 싹 버리고
재미만 추구할거 같죠?
아니요

여러분이 정판충 정판충하는 것처럼
웹툰에도 아직도 퀄리티에 미련을 못버리는 인종이 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저도 그 중에 하나에요
그냥 다 좆까고 트렌드 따라가고 재미만 있으면 되는데 작품성 신경쓰는 인간이죠
정판은 죄가 없듯 퀄리티 높은 만화도 죄가 없어요
오히려 일부 독자들이 그렇게 찾는 일본 만화 스러운 느낌이죠

근데 시발 이게 문제가 뭐냐면 웹툰 연재 포맷에
전~~~혀 맞질 않아요
그러니까 일본 만화랑 비교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좆툰 재미없다고 까는게 속이 더 편해요

이게 기성작가가 기깔나게 잘풀면
고수같은 작품이 되는 거고
아니면 저처럼 무명 작가의 허세가 되는거죠

웹툰은 경쟁이 웹소설 정도로 치열하지가 않아요
월급처럼 고료를 받는 개념이라서
플랫폼 잘만나서 연재따면 한숨돌리는 거죠

시스템이 이렇다 보니
재미에 대해서 조금 태만한 감이 있어요

암튼 저도 그랬는데 웹소설에 자극을 많이 받아서
담부터는 노선을 확실하게 잡으려고요
오직 팔리는 작품, 재밌는 작품을 만들자.


2. 트렌드

제가 웹소설에서 영감을 가장 많이 받는 건
바로 대리만족에 대한 끝없는 탐구에요
여러분이 트렌드라고 하는 것들 있잖아요
웹툰 종사자인 제가 봤을 때는 소름이 돋을 정도에요

철저하게 재미 위주, 대중입맛 위주에요
스탯창은 주인공의 성장이나 능력을 드러내는 작가편의적인
설정이지만 결국에는 독자들도 보기 편하거든요
망나니 같은 악성향 주인공?
아 시발 요즘 세상 이런데 순진하고 착한 주인공한테 몰입하고 싶겠나요.
웹툰에서는 이런 판타지를 일찐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어요
전개를 엄청 빠르게 가져가는 방식
주인공만 가지는 특별한 능력 (시나리오 모두 알고 들어가는)
팀플보다 솔플 (나혼자)

전부 독자들이 드러내지 못할뿐 갈망하는 욕망이거든요
이런걸 시원하게 긁어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인 컨텐츠는 사실 만화였어요
노골적이고 유치하더라도 재미.
작품성보다는 대중성.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웹소설이
더 잘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반성합니다...

몇년 전만해도 웹소설 시장보고
와 이건 좀 심한거 아닌가 싶었는데
나이먹고 작품을 팔아 먹어야하는 입장이 되니까
웹소설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어차피 만화도 서브컬쳐다
아 나도 웹소설 작가들처럼 만화적인 재미로
대리만족이든 뭐든 그냥 존나게 재미만 있게 만들자
이 악물게 되더라구요


3. 웹툰 웹소설 차이점

근데 다른게 좀 있어요
웹소설 그대로 가져와서 웹툰으로 초초초대박칠거 같죠?
여러분이 아는 웹소설 각색해서 대박난 웹툰 뭐 있나요
비츄작가 왕딸 정도 밖에 없어요

처음에는 타겟층 차이라 생각했어요
웹툰은 급식 웹소설은 아재
근데 이것도 따지고 들어가면 플랫폼마다 다르거든요

결국 나온 답이 표현 차이때문이에요
악성향 주인공이 깝치는 놈들 시원하게 써는 장면은
웹소설에서 봐도 거부감이 없는데

제가 그런 장면을 콘티로 만드려고 생각 해보니까
와 쉬벌 그냥 B급 슬래셔 무비가 되는 느낌이더라구요
그런걸 거부감없이 표현하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지만
웹소설같은 맛을 내기는 참 어렵더라구요

또 위에서 언급한 표현 차이 때문에
이세계물 헌터물
이런걸 쉽게 기획할 수가 없어요

한국에서 판타지 잘그리는 그림작가
액션 연출 질리지 않게 잘하는 사람
몇 명이나 될 것 같나요
있더라도 제한된 시간 안에 볼만할 퀄리티로 뽑아낼 만한 사람

그러니까 손도 빠르고 센스도 있고 장르에 대한 애정도 있어야 하는데 기성작가 중에서도 10% 내외라 생각해요

각색해서 나온 웹툰이 웹소설 원작 작가님들
마음에 반의 반도 안차는 게 이러한 이유 때문이기도 해요

재미가 최우선.
그런데 그림이 너무 구려지면 보는 맛이 없는게 웹툰이기도 하거든요.

짧은 마감 안에 역동적인 전투씬을 소화해야되는데
그것도 주먹이 아니라 총이나 칼들고 싸우는 거다?
빠른 전개 속에서 에피소드 당 한두번은 전투가 무조건 있다
이러면 이제 글작가나 그림작가나 머리가 터져 나가는 거죠
액션 연출때문에...


4. 웹소 작가님들을 위한 웹툰

이미 실력있으신 분들은 대중 입맛에 민감하신 분들이니 웹툰 보면서도 써먹을 점 전부 캐치하셨겠죠

제가 뭐 월천버는 웹툰 작가도 아니여서 뭐라 하기 힘든데
염치없이 말씀드리자면 일찐물 보세요


한국 웹툰이 왜 일찐물을 양산형처럼 찍어내느냐
웹소설에서 헌터물 회귀물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거랑 비슷해요

위에서 말한 표현의 어려움과
대중들의 대리만족, 판타지를 절충해서 나오는 장르가
일찐물이에요

왜냐면 얘들은 액션 넣어도 주먹질만 하면 되거든요
(만화같은 경우에는 주먹으로만 싸우면 그림이 훨씬 더 잘나와요
원펀맨이 괜히 펀치가 아님)

그래서 일찐물이라고 하면 보통 소비자 입맛을
잘 노렸다 라고 할 수 있어요

분석해보면 웹툰 독자는 이런 느낌의
대중적 재미를 추구하는구나
이건 웹소설에서 써먹을 수 있겠다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당

물론 저는 이렇게 말하는 와중에도
일찐물이 좆같이 싫은거 보니 대박치기는 글렀나 봐요

암만 힘들어도 이세계 회귀 웹툰이나 만들어 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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