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카페에서 소설이 만들어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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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카페에서 소설이 만들어지는 과정

 

카카오 페이지의 제작 난이도는 ‘이미지 기반’이라는 점에서 급격히 상승한다. 카카오페이지의 ‘편당 텍스트 이미지’는 자동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전부 사람이 수동으로 생성하고 있다. 페이지의 제작은 다음과 같다.

1. 텍스트를 준비한다. 권으로 준비되어 있다면 1편으로 나누어야 한다.

2. 카카오페이지의 이미지 사이즈에 맞추어 한글로 편집페이지 사이즈를 설정하고, 폰트, 폰트사이즈, 들여쓰기 설정 등을 한다. (작가들은 카카오페이지의 특성을 맞추기 위해 아예 세팅된 파일에서 작업한다)

3. 해당 파일을 PDF로 저장한다.

4. PDF로 저장된 툴을 카카오페이지에서 추천하는 툴로 만화면 JPG, 소설이면 PNG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지정하는 값을 넣어 추출한다.

5. 이 과정에서 각 파일의 이름값을 다 넣어줘야 하는 것은 덤이다.

6. 이 파일 한 무더기를 하나의 파일로 압축한다.

7. 압축파일 안에서 순서가 꼬이지 않도록 표지를 포함한 파일이름을 순서대로 정렬해야 하는 자잘하고 정신사나운 노가다가 기다린다.


생각외로 상당한 시간과 굉장한 정신력을 소모하는 노동이다. 거기다가 편집자는 이것을 하루에 한두개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제작으로 끝도 아니다. 업로드 지옥이 편집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옥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카카오페이지 파트너 사이트에 로그인한다.

2. 위에서 만든 ZIP파일을 올리기 위해 “새 페이지”를 만들어야 한다. 말이 새 페이지지, 파일을 업로드하고 그 파일의 “작품명-편수”, “작가명” “기타옵션”을 입력하는 업로드란이다. 이 업로드란에 자동입력 같은 건 없다. 전부 다 수기로 일일이 입력해주어야 한다. ZIP도 하나하나 다 클릭해서 업로드 해줘야 한다. ‘저장’도 클릭해줘야 한다. 100편이 있다면, 모든 편수를 “작품명 00편” “작가명”을 적어줘야 한다. 여기서부터 이미 지친다.

3. “새 시리즈”를 만들어야 한다. 뭔 개소리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 저 “새 페이지”는 그야말로 낱장이므로, 이것을 묶는 “시리즈”가 필요하다. 표지, 작품명, 카테고리, 소개를 입력한다.

4. 만들어진 “새 시리즈”에 2의 “새 페이지”를 등록한다. 하나하나. 페이지를 가져오고 페이지 표지를 가져오고 페이지 소개를 넣는다. 계속.

5. 승인을 요청한다. 승인에 기본은 2~3일이 걸린다. (현재 카카오페이지는 업체의 문제로 ‘자동승인’을 사실상 없앤 것으로 안다)

6. 승인이 되면 해피엔딩.

7. 문제가 있어 수정하게 되면 다시 2, 3, 4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처음처럼 간단하지 않다. 일일이 페이지를 찾아 다 맞춰봐야 한다. 당신이 2~3일 동안 수십, 또는 수백 건을 올렸다면? 2페이지는 한 번에 10건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수정하는 것도 페이지 뎁스가 이미 모든 사용자가 이탈한다는 3단계이며, 이 단계에서는 정보값도 없는 클릭을 무심하게 반복해야 한다.


이것을 완료하면 다시 새 시리즈의 첫번째 페이지로 넘어가 다시 앞페이지를 뒤져서 수정을 해야 하는 난관이 기다린다. 쓰다 보니 피곤하다. 편집자가 이런 노가다에 시달리고 있다면 본인의 업무를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때문에, 출판사들은 이런 일을 담당하는 아르바이트 등을 고용하여 일을 처리하고 있다.


즉 이것은 카카오페이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다. 보통의 플랫폼은 출판사가 EPUB을 제작하여 넘기면 파일의 상태나 오류 문제를 검수하고, 자신들의 사이트에 맞게 보안을 적용하여 게시한다. 특수한 양식이 필요할 경우, 출판사가 정갈하게 텍스트를 보내면 플랫폼이 비용을 들여 자신들 플랫폼에 맞게 변환했다.

해당 플랫폼 전용의 파일은 다른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출판사의 사정도 아니고 순전히 플랫폼의 사정이므로 플랫폼이 부담해야 할 업무이다. 이는 타사와 다른 특수한 포맷을 가진 플랫폼들이 부담해온 일이다.

심지어 작년과 올해, 갖은 갑질과 불공정거래, 블랙리스트건으로 악명이 높았던 레진조차도 웹소설은 자신들 플랫폼 특성에 맞추기 위하여 내부에서 작업하여 업로드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시스템을 대충 만들고, 그 대충인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출판사에게 떠넘기고 있다. 출판사들이 이것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카카오페이지가 돈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장이 원하면 해야지 어쩌겠는가. 웃긴 건 이리 비효율의 극치를 달리는 시스템을 택하고서도, 가독성은 e book 어플 중 최악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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