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무협용어 16. 무림의 조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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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협 소설에 자주 나오는 조직도와 직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함.

 

대주? 단주? 향주? 분타주? 총타주? 총표파자?

 

의미도 잘 모르겠고 어느게 위고 어느게 아래인지 솔직히 헷갈리는 사람들 많을 거임.

 

그래서 오늘은 서열?이라기 보다는 이게 어디서 유래했는지 그 뜻을 좀 알아보고자 함.

 

이러한 명칭은 크게 3가지로 분류가 됨.

 

첫번째는 장소에 붙는 주. 궁주, 당주, 각주 등등

두번째는 이끄는 집단에 따라 붙는 주. 단주, 대주, 분타주, 총타주 등

세번째는 특수한 사례에서 유래한 명칭이 있음. 향주, 총표파자 등

 

 

1. (장소) + 주主

 

현실 중국이나 무협 속 중국이나 일단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집단은 거대한 장원, 즉 본거지를 가지고 있었음.

 

그리고 그 장원과 건물들은 주나라때부터 내려온 유교 규율에 따라 이름이 붙었음. 그 이름을 나열해 보자면

 

경京 : 나라의 가장 중요한 도시, 혹은 수도 ex) 북경

성城 :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뜻함. ex) 북경의 황성(자금성 포함), 한성(한양 사대문 안의 구역)

궁宮 : 왕족이 거주하는 장원을 뜻함. ex) 자금성의 메인 건물들, 경복궁, 창덕궁 등 조선 5대궁

전殿 : 왕과 왕비가 거주하고 정무를 보는 건물을 뜻함, 불교에선 부처가 기거하는 곳 ex) 근정전, 사정전, 교태전, 강녕전, 대웅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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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황족이나 왕부가 아니면 쓸 수가 없는 명칭임.

가끔 북해빙궁, 포달랍궁, 남만 야수궁 등등 명칭이 나오는데 이건 중원세력이 아니기에 쓸 수 있는 명칭.

이런 세력의 수장은 대부분 '궁주宮主'로 칭해짐

 

이 밑으로는 실제 무협에서도 자주 쓰이는 용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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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력 집단의 주인 : 궁주, 가주, 맹주, 회주, 방주 등등

 

2) 당堂

- 전殿에 비해 한단계 급이 낮음.

- 왕족 중에 급이 달리는 이들, 세자, 대군, 옹주, 후궁 등이 쓰는 건물

- 혹은 대신들이 정무를 보는 건물

- 무협 속에서는 가주나 맹주 밑의 가장 큰 단위의 부서로 등장함.

- 당연히 주인은 당주堂主

 

3) 각閣

- 사전적 의미는 바닥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공중에 떠 있는 건물을 가리키는 말임.

- 당에 부속된 건물로 당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물을 지칭함 ex) 규장각, 소림의 장경각 등

- 무협 속에서는 당이 있고, 당의 특수한 임무를 처리하는 일종의 별도기관으로 등장함.

- 대표는 각주라고 부름.

 

4) 원院,

- 원院은 주로 한림원에 붙는 명칭이었는데, 중국 황실의 문서 자문기관이자, 연구기관이었음.

- 구무협에서 주인공이 학사 출신이거나, 무가 출신이지만 여기에 들어가서 지식 얻고 온다는 등의 묘사가 있었음.

- 하지만 한림원의 우두머리는 '학사'라고 불리는 관료 출신이었고 원주라고 불리는 일은 없었음.

- 참고로 원로들이나 장로들이 나오는 원로원이 종종 등장하는데, 중국 역사에는 원로나 장로가 모이는 일은 없었음. 로마랑 기독교쪽 단어임.

 

5) 원園

- 장원의 주인은 보통 가주나 장주로 불림. 원주園主라고 불리는 경우는 대부분 잘꾸며진 정원의 주인을 일컫는 말.

- 유명한 정원으로는 청나라 황제의 여름 휴양지인 이화원이나 원명원이 있음.

- 무협 소설에서는 무릉도원 같은 환상향 혹은 비밀 구역의 주인이 원주로 등장함.

 

 

2. (집단) + 주

1) 군대 용어에서 유래한 용어

① 단團

-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집단을 단團이라고 부름.

- 군필자라면 익숙한 여단, 사단, 군단 모두 같은 의미임.

- 단團은 주로 집단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일하는 집단임. 혹은 집단 내부의 당堂 밑에서 일함.

- 현무단, 주작단 같은 사신단의 이름이 자주 붙음.

- 단주, 부단주 등의 직책이 있음.

 

② 대隊

- 당보다는 작은 집단. 수가 가장 작은 단위의 집단을 대隊라고 함.

- 역시 군필자라면 익숙할 소대, 중대, 대대 등이 같은 의미임.

- 무협에서도 가장 작은 집단의 명칭으로 여겨짐.

- 대주, 부대주, 수석대주 등의 직책이 있음.

 

③ 기타

- 그 밑으로는 조장, 오인장, 십인장 등등 작가 취향에 맞게 넣는 경우가 많음.

 

2) 타陀, 지부支部

- 분타分陀라는 건 중국에서 주로 갈래, 분리된 흐름 등으로 쓰임.

- 무협에서는 주로 본거지 밖에 세워지는 무림 세력 집단의 지부支部를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임.

- 본거지는 본산, 본교, 본맹, 총타 등으로 불리고 바깥은 해당 지역의 이름을 따서 ~~지부, 혹은 ~~분타 등으로 불림.

- 본거지의 대표는 총타주, 지부의 대표는 분타주, 지부장 등으로 불림

 

3) 당黨

- 어떤 블로그나 자료에 보면 당堂과 당黨을 상하관계, 즉 당黨이 더 상위 집단이고 당堂이 더 하위 개념으로 해석하는데 그건 아님.

- 당黨은 무리 당자로 그냥 일정 규모 이상의 집단을 일컫는 말임. 그 예시가 황건당, 홍건당 등. ex) 민주당, 국민의 힘당 할때의 당도 이거다.

- 반대로 당堂은 위에도 말했듯이 건물 이름에서 가져온 단어기 때문에 그 둘은 상관이 없다.

 

4) 단壇

- 제단 단壇을 쓰는 이 집단은 주로 종교 집단에서 등장함,

- 주로 교단 밖에서 포교나 종교활동을 하는 집단을 일컫는 말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제일 교회 명륜2동 지부 같은 느낌?

- 위의 단團과 헷갈리는 작가들도 있는데 엄밀히 다르다는 걸 알아두자.

 

3. 특수한 사례

1) 총표파자總瓢把子

- 보통 녹림의 우두머리, 혹은 사파 연합의 우두머리를 총표파자라고 부름.

- 이게 좀 골때리는 단어임. 일단 거느릴 총總과 박 표瓢는 모두 '머리' 즉 수장을 나타내는 단어임. 즉, 수장 중의 수장이라는 뜻.

- 파자把子는 페르시아어 바자르를 음역한 단어로 번역하면 '시장'임. 맞음 우리가 바자회할때 하는 그 바자가 이 파자임.

- 바자가 중국으로 건너오면서 시장, 혹은 시장을 두르는 울타리를 뜻하게 됨. 즉, 울타리=집단이 되어버림.

- 즉 총표파자는 집단의 우두머리 중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단어가 됨.

 

2) 향香

- 향은 보통 단團이나 대隊보다도 더 소규모의, 그냥 점조직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음.

- 그런데 이건 향의 어원을 전혀 몰라서 하는 소리임.

- 향은 청나라 시대의 반청본명 비밀 결사 천지회에서 나온 단어임.

- 이 천지회의 회원은 향香이라고 불림. 입회하면서 입회 의식으로 향을 사르는 데서 나온 이름임.

- 그리고 향의 위로, 백선, 향주, 홍곤이라는 중간 보스가 있고, 가장 위에는 천지회의 회주인 원수가 있음.

(천지회는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음.)

- 김용의 녹정기에서는 천지회의 총타주(=회주)가 있고 그 밑에 18개의 당堂이 존재함. 이 당의 우두머리가 향주임.

- 즉, 천지회에서 향주는 굉장히 높은 직책임. 녹정기 주인공 위소보도 향주임.

 

이외에도

연맹의 주인 련주, 맹주

문파의 주인 문주, 장문인

방회의 주인 방주, 회주 

녹림이나 장강채의 주인인 채주 등

여러 명칭이 존재함.

 

작가마다 설정하기 나름이지만, 굳이 굳이 조직도의 서열을 정해보자면

 

내부 : 집단의 수장 > 당주堂主/향주香主 > 각주閣主/원주園主 > 단주團主 > 대주隊主 > 조장 > 조원

외부 : 집단의 수장 > 분타주/지부장> 단주 > 대주 > 대원

 

뭐 대충 이정도이지 않을까 싶음. 작가에 따라 추가하거나 뺄 수도 있고.

 

오늘의 설명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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