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무협용어 11. 화섭자(+추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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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니야."

"예, 천마님."

"연초 하나 찔러봐라."

"예! (어, ㅅㅂ 불이 없네?)"

"화섭자는 무너졌냐?"

 

처음부터 개노잼 개그 미안....

 

+명칭 추가

불 화火

당길 섭攝/꺾을 절折/접을 접摺

접미사 자子

 

불을 당기는 도구.

 

중국에서는 화절자/화접자라고 부르고 한국에서는 화섭자라고 부름. 단어 차이가 난 이유는 잘 모르겠음.

 

여튼 부싯돌 가지고 매번 딱딱댈 수 없었던 고대 중국인들이 라이터 대용으로 사용한게 화섭자였음.

 

 

생긴건 요렇게 생겼음. 안에 말려있는 종이에 불씨를 숨기고 후후 불어서 불을 피움.

 

 

1. 화섭자의 발명

 

기록에 따르면 전란이 극심했던 남북조 시절에 자원이 부족해서 불때기도 힘들었다고 함.

 

577년, 북제의 한 궁녀가 두껍게 말아넣은 종이에 불씨를 피우고 통에 담아 밀봉해서 불씨를 보관해놨다고 함.

 

이게 최초의 화섭자라고 함.

 

이때는 아직 화약이 제대로 발명되기 전이었고 물자도 부족한데 화약이나 인을 넣을 수가 없어서 그냥 종이만 넣은듯

 

 

2. 화섭자의 원리

 

원리는 의외로 간단함.

 

불씨가 붙어 천천히 타들어가는 종이를 밀봉하면 산소가 차단되어 타는 속도가 극도로 느려짐.

 

이렇게 보관하고 있던 불씨를 필요할때 뚜껑을 열어 후후 불면 산소가 급속으로 공급되어 불이 화르륵 타오름.

 

원하는 땔감에 불을 붙이고 다시 화섭자의 뚜껑을 닫으면 불은 다시 꺼지고 불씨를 보존할 수 있음.

 

 

https://youtu.be/c3knpcMdd_c

중국어 영상인데 내용 몰라도 영상만 봐도 충분함. 뒷부분에 인성분이 포함된 화섭자도 나옴.

+인이 아니라 유황인듯. 노란 인이면 백린이라고 하네 ㅎㄷ

 

3. 화섭자의 구성

 

보통 손안에 들어오는 사이즈의 죽통을 만들어 확실하게 밀봉될 수 있게 뚜껑까지 제작함.

 

그리고 내용물은 보통 불에 잘타고 많이 들어갈 수 있는 내용물을 넣음.

 

종이를 두껍게 말아 넣거나, 목화솜 혹은 갈대 같은 것들.

 

화약이 대중화 된 이후에는 화약이나 인, 유황을 넣는 경우도 많았음.

 

유황이 들어가면 슥슥 비비는 것만으로도 불이 붙고 후 한번 불어주면 불이 크게 타오름.

위에 영상 후반부에 노란가루가 포함된 화섭자가 나오는데 그게 유황이 포함된 화섭자임.

 

명나라 시절 해금령이 완화된 1570년 경, 화교들이 여송도(필리핀)와 교역하면서 고구마를 들여옴.

이 고구마 줄기가 말리면 땔감으로 쓰기 좋아서 화섭자 재료로 쓰이기도 했음.

물먹인 다음 잘 말려서 빻은 다음, 갈대나 종이, 화약과 함께 돌돌말아 화섭자에 넣으면 끝

 

 

4. 화섭자는 누가 썼는가?

 

화섭자의 발명으로 불피우기 참 편해졌음. 근데 이런 편한건 누가 쓴다? 귀족, 사대부, 고위 관리들만 쓴다.

 

애초에 발명이 왕실의 궁녀가 만들었고, 이후엔 화약까지 들어가니 평민들이 쓰기엔 매우 귀한 물건이었음.

 

거기다 아무래도 불씨가 살아있는 물건이니 관리 잘못해서 불나면 사단이 나는 물건이었음.

 

그래도 나중엔 시골에서 노인네들 곰방대에 불붙이는데 썼다고 하니 어느 정도 서민화되긴 한듯.

 

 

5. 무협에서의 화섭자

 

구무협에서는 화공을 일으키거나 봉화를 피울 때 흔히 등장하는게 화섭자였음.

 

최근에 인상적인 장면은 환생표사 초반의 주인공이 표물에 불붙일때 썼던게 기억나네.

 

근데 무협소설 주인공들 파워 인플레가 심해지면서 화섭자 대신 삼매진화로 불붙이는게 더 편해져버림ㅋㅋㅋㅋㅋ

 

그래도 내공이 약하거나 무공이 없는 일반인들이 불붙이는 데는 화섭자만한게 없을듯.

 

막상 쓰고보니 무협 얘기는 거의 안나왔지만 잘 쓰면 현실감 살릴 수 있는 소재라 소개해봄.

 

설명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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